인천사서원, ‘방학’ 없는 부모 대신 다함께돌봄센터가 방학을 책임진다‘방학’ 없는 부모들이 안심하고 이용
“아까부터 와서 기다렸어요!”
지난 2일 휴가철이라 온 동네가 조용하지만 인천 서구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은 아이들 소리로 시끌시끌하다. 이곳은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수탁 운영하는 시설이다.
센터가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9시이지만 그 전부터 와서 기다리는 아이도 여럿이다. 휴대전화 게임은 물론이고 유튜브 영상도 볼 수 없는 곳이어도 아이들은 이곳이 재미난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열쇠고리 만들기, 그림 그리기, 클레이 등 다른 놀이로 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이날 아침 미션은 캐릭터가 그려진 펠트를 이용한 열쇠고리 만들기다.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작은 손으로 플라스틱 바늘을 이리저리 움직여 열쇠고리 하나씩 뚝딱 만들어낸다.
쌍둥이 최은서, 최은우 양은 서로 엄마, 아빠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열심이다. 최은서 양은 “엄마, 아빠가 모두 출근하면 집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도시락 가방을 들고 이곳으로 온다”며 “아침마다 하는 활동이 재미있어 매일매일 오고싶다”고 말했다.
다함께돌봄센터는 방학 땐 매일 오전 9시 문을 열어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맞벌이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그 이후까지도 맡는다. 식사를 제공하는 시설이 아니기에 각자 도시락을 싸 와야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니 불편하지 않다. 오후에는 간식 시간이 있다.
센터는 출입이 비교적 자유롭다. 이용하는 아이들이면 학원을 다녀온 뒤에도, 놀이터에서 논 다음에도 언제든지 다시 이곳으로 올 수 있다. 전체 정원은 20명으로 모두 초등학교 1, 2학년이다. 아이 대부분이 부모가 맞벌이를 한다.
이지혜 돌봄교사는 “어제는 요 며칠 비가 내린 탓에 밖에서 놀지 못했던 아이들이 비가 그친 뒤 놀이터에 나갔다가 덥다며 다시 센터로 돌아왔다”며 “엊그제는 오후 6시가 넘어 퇴근하는 부모님을 함께 기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학에는 매일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몇 가지를 더 추가했다. ‘보드게임’‘교통안전 스토리’‘랜선으로 떠나는 국토 여행’‘플렉쳐’‘창의 과학’ 등을 더했다.
열쇠고리를 다 만든 아이들은 보드게임 시간을 기다린다. 강사는 이날 규칙에 따라 아이스크림 스쿱을 쌓는 게임‘콘질라’를 준비했다. 스쿱 마다 숫자가 쓰여있고 그것을 오름차순으로, 혹은 짝수만 등의 규칙을 세워 더 먼저 해낸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어느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보드게임에 간단한 수학 원리를 더했다. 오름차순과 내림차순, 홀수, 짝수, 그리고 규칙을 지키며 놀이하는 법을 배운다. 친구가 어떤 아이스크림과 숫자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일은 덤이다.
보드게임 시간에 맞춰 달려온 김서연 양은 “저번주에 했던 보드게임이 무척 재미나 늦지 않으려고 부리나케 왔다”며 “친구들과 이렇게 같이 하니까 늘 즐겁다”고 말했다.
아이를 이곳에 맡기는 부모들도 걱정을 덜었다. 방학에도 안심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이곳에 보내고 있는 프리랜서 김지은 씨는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주로 해야하는 데 방학에는 아이와 온종일 함께 있어야 하기에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른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기에도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던 참에 다함께돌봄센터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서구 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센터장은 “아이들이 언제나 믿고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며 “아이들은 이곳에서 돌봄과 휴식, 활동을 동시에 하기에 ‘공부하는 곳’ 이 아닌 ‘마음이 편안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을 하는 곳이다. 월 이용료로 7만5000원을 부담하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일일 이용도 할 수 있다. 하루 4시간 미만은 4000원, 이상은 5000원이다. 현재 이용 대기자가 있어 일일 서비스는 잠시 쉬고 있다. 정원은 20명이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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