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통혼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활용사업 공모에 선정돼 2020년부터 ‘동헌 뜰 잔치 한마당’ 프로그램으로 매년 동헌 옆 객사에서 진행해 온 사업이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설정했고, 이 기준을 현재까지 지켜오고 있다. 한국에서 혼인식을 올리지 못하는 다문화가정이 많다는 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부여군이 진행하는 전통혼례는 오직 한 커플만을 위해 준비된다. 전통혼례가 주로 합동결혼식으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드문 사례라는 전언이다.
전통혼례는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김장생이 가정의례 전반에 걸쳐 기술한 ‘가례집람’을 바탕으로 재현된다. 여기에 풍물패와 가야금 축하공연까지 곁들린다. 덕분에 하객뿐 아니라 문화재 현장을 찾은 관람객에게도 특별한 경험과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축제의 장이 열리게 된다.
지난달 말 부여객사에서 열린 혼례 주인공은 초촌면 추양리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부부다. 혼주와 하객 50여 명을 초청해 진행했다. 식이 끝난 뒤 추양리에선 혼례를 축하하기 위해 마을주민이 준비한 피로연이 열려 동네가 잔치 분위기로 떠들썩했다.
혼례식은 큰손님으로 엄기영 공주대 사범대학 명예교수가 주례를 맡고, 박은주 세종우리문화예술연구회 이사장이 혼례해설을 진행했다. 식은 ▲신랑이 신부댁에 기러기를 들이는 전안례 ▲처음으로 신랑 측과 신부 측이 만나는 교배례 ▲신랑 신부가 하늘과 땅에 서약하는 서천지례 ▲배우자에게 훌륭한 남편과 아내가 될 것을 서약하는 서배우례 ▲본래 하나인 표주박에 신랑 신부가 각각 술을 따라 마시는 근배례 순서로 진행했다.
사업을 수행해 온 부여전통문화연구회 이한숙 대표는 “전통혼례를 경험하는 다문화가정 부부, 특히 외국인 아내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며 “주례를 맡는 분이 아침부터 의관정제하고 오실 정도로 혼례를 치르는 이들이 평생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 과정을 정성들여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여군은 2023년에도 생생문화재 활용사업뿐 아니라 전통산사, 고택종갓집, 향교서원 활용사업 등에 선정돼 내년 한 해도 부여군 문화유산 이곳저곳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울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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