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원주경로당 “컵과 난타를 합친 ‘컵타’ 있어 행복해요”치매 예방에 우울증 해소, 이제는 컵쌓기도 도전합니다 자신감 회복
“난타 알쥬? 컵으로 난타를 치는 ‘컵타’가 있어 외롭지 않아유. 아~, 우울증도 싹 사라졌슈~. 행복해유.”
완주군 용진읍 완주군청에서 고산면 방면으로 약 15분 정도 차를 몰면 오른쪽에 297세대의 원주아파트가 나온다. 1997년에 준공된 이 아파트의 ‘원주경로당’에서는 컵을 책상에 놓고 손으로 치거나 컵을 이용해 책상을 두드리며 화음을 내는, 속칭 ‘컵타’를 치는 10여 명의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흘러간 옛 노래에 맞춰 어르신들은 컵타를 치며 이웃과 소통하고 외로움도 잊는다. 흥에 겨워 20분 정도 컵타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베는 등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70대의 한 어르신은 “어렵지 않아 재미가 있다”며 “적당히 땀도 흘릴 수 있어 산책보다 컵타 시간이 더 행복하다”고 해맑게 웃었다.
어르신들은 컵타를 치며 노년의 자신감도 되찾았다. 지난 8일에는 완주군 문화예술회관에서 ‘전북연합회경로당 광역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경로당 프로그램 발표회에 참가, 400여 명의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원주아파트 경로당 ‘바람난 나비부인들팀’ 15명의 어르신들은 이번 발표회 참가를 위해 지난 3개월 동안 찔레꽃 등의 노래에 맞춰 컵타 공연을 연습했다. 노랫소리에 맞춰 어르신들의 익숙한 컵타 공연이 시작되며 객석에서는 흥겹게 어깨를 들썩이거나 박수를 치는 분위기가 연출돼 늦가을의 문예회관이 후끈 달아올랐다.
공연을 지도한 하연실 강사는 “그동안 어르신들은 주 1회 하는 컵타 수업을 손꼽아 기다려 주실 정도로 좋아하셨다”며 “무대에 처음 서는 어르신들도 자신 있게 공연을 하시는 모습에 나름대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첫 무대 공연을 성공리에 치른 원주경로당의 ‘컵타 어르신들’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컵으로 난타를 치는 것 외에 여러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내리며 기록을 겨루는 스포츠 태스킹(Sport Stacking)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12개 컵의 마법’이라 할 수 있는 스포츠태스킹은 일명 ‘컵쌓기’라 불리며, 찰나의 속도로 승부가 엇갈리는 스포츠 경기이다. 주로 손놀림이 빠른 초·중·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컵과 책상만 있으면 연습할 수 있고 어르신들은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80대의 한 어르신은 “손자손녀에 비하면 속도는 훨씬 느리지만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고 재미도 있어 좋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컵타에 이어 컵 쌓기를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기 대한노인회 완주군지회장은 “컵타 수업이나 컵 쌓기는 치매예방을 위해 시작했지만 어르신들의 우울증과 불면증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오는 18일에는 스포츠스태킹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지역뉴스 관련기사목록
|
경기뉴스 기사보기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