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시민문화특강 나선 조성룡 건축가, 도시와 건축물은 사람 이어주는 공간이자 삶의 기록 저장소
조성룡 건축가는 지난 24일 부평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명사초청 시민문화특강에서 “도시와 건축물은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공간이자 삶의 현장이며,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모든 삶을 기록하는 저장소”라고 강조했다.
부평구가 주최하고 부평문화원이 주관한 이번 특강은 ‘삶을 생각하는 건축가’ 조성룡 조성룡도시건축 대표를 초청해 ‘오래된 땅, 새로운 장소’를 주제로 진행됐다.
과거 넓은 평야를 중심으로 농경문화가 발달했던 부평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육군조병창이, 해방 후에는 미군수사령부인 애스컴시티가 들어서며 굴곡진 역사를 흘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부평농민조합의 농민운동은 1960년대 공업도시 조성 이후 노동운동으로 이어졌고, 민중가요 등의 문화를 꽃피웠다. 아울러 애스컴시티를 중심으로 한 클럽 문화는 부평을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발원지로 변모시켰다.
이번 시민문화특강은 부평만이 지닌 특별한 역사문화유산을 어떻게 활용·보존하면서 현재의 가치로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자 마련하게 됐다.
조성룡 건축가는 “건축과 도시는 ‘사람’을 중심으로 깊은 철학과 인문학적 사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에서는 먼저 조선시대의 대동여지도와 현재의 위성사진을 비교하며 부평의 지형과 수계, 철도를 통해 지리적 특수성을 소개하고,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부평의 역사를 들여다봤다.
이어 국내·외 여러 사례가 등장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 건축가는 독일 뒤스부르크의 랜드스케이프파크(문 닫은 철강공장에서 도시의 공공기억과 가치를 담아낸 환경을 살린 문화공간)를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타카타리나 시장(전통을 토대로 미래로 나아가는 전통시장+지중해 항구도시의 이미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자바섬 아파트 단지(사용하지 않는 부두를 새로운 주거단지 및 인공운하) 등의 사례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또 선유정수지에서 특색 있는 녹색기둥의 정원이 있는 공원으로 탈바꿈 한 ‘서울 한강 선유도공원’, 일제강점기 경성 컨트리클럽에서 어린이대공원 교양관으로, 다시 문화공간으로 보존된 ‘서울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등의 사례도 선보였다. 사례들은 ‘건축과 땅’, ‘풍화와 소멸’, ‘성찰적 폐기’, ‘보존과 보전’이라는 단어들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조성룡 건축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이기에, 과거와 미래 어느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오스트리아 미술사학자 알 로이스 리글의 ‘기념물의 현대적 숭배, 그 기원과 특질(1903)’을 인용하며 “‘기억의 가치(세월, 역사, 의식)에 현재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현재적 가치(사용, 예술, 새로움, 상대적)가 더해져야만 도시와 건축을 지속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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