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도민 여러분,
일 년 전 오늘 우리는 변화를 기대하며 투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어떤 희망이 남아 있습니까.
경제는 더 어려워졌고, 위기는 더 깊어지고,
정치는 더욱 사나워졌습니다.
더는 시간이 없습니다.
국정운영 기조와 지금의 여야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갈 것이라는 절박감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민생이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안양 23평 아파트 주민은 난방비가 2배로 올랐습니다.
수원의 대학생은 월세가 크게 올라 자취를 포기하고
하루 3시간을 지하철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파주의 자영업자는 대폭 오른 이자 부담으로 폐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42.5% 급감했습니다.
반도체 부가가치의 83%를 생산하는 경기도에 빨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대한민국 경제, 산업, 투자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경기도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바로 대한민국의 고통입니다.
‘민생복원’이 시급합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연쇄도산,
가계 부채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정치복원’이 시급합니다.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권은 끝간데 없이 싸우면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바꾸지 않고는 민생복원과 경제회복을 향해 한 발짝도 떼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절박한 심정으로 민생복원, 정치복원을 위해 3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검(檢)주국가, 권(權)치경제를 탈피해야 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검찰수사가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야 합니까
경기도만 해도 민선8기 출범 이후 열세 차례의 압수수색을 받느라
민생을 위한 도정이 마비될 지경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정순신 사태’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 특정인의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검사가 추천하고, 검사가 검증한 검찰 출신 인사가
경제를 포함한 정부 안팎의 요직에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관(官)치경제’를 넘어 ‘권(權)치경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 금융, 노사관계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지시하고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이 나서는
권위주의적 관리 감독이 일상화됐습니다.
권력기관에 기댄 국정운영을 중단해야 합니다.
휘두르는 칼을 내려놓고 국민의 상처를 보듬어야 합니다.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합니다.
둘째,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민간 주도 혁신경제와 정부 중심 사회투자로 전환해야 합니다.
정부는 말로는 민간주도 경제를 표방하지만
경제, 산업, 기업활동에 대한 간섭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회안전망과 복지에 대한 정부역할은 크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서민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 신용보강, 금융지원 등을 확대해야 합니다.
위기 때 가장 먼저, 가장 커다란 고통을 받을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재정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건전재정이 중요할 때가 있고 적극재정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닥칠 더 큰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 민생을 살리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국민의 길’로 가야 합니다.
셋째, 일방적 국정운영, 사생결단식 여·야 관계를 청산해야 합니다.
어떤 경제정책도 정부나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은
여·야 합의 없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여당은 대통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야당, 노조, 경제 주체와 대화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제 선출된 신임 여당 대표는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말고 나서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길 촉구합니다.
이와 함께 사회적 타협을 위해서
여·야·정은 물론 기업, 노동, 지자체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국가민생경제회의’를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여야, 노사, 모든 경제주체는 ‘대화의 길’로 가야 합니다.
대통령, 정부, 정치권, 각 경제주체가 함께
제대로 된 ‘대통령의 길’, ‘국민의 길’, ‘대화의 길’로 나설 때
민생복원과 정치복원은 가능합니다.
덧붙여,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민주당에 호소합니다.
1년 전 대선에 패배하고 정권을 빼앗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여당과는 정책으로 경쟁하고
민생위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기업과 가계, 시장에는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원내 제1야당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된 것은 비판하면서
정책 정당으로 우뚝 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지지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현실은 짧게 보는 정치가
길게 봐야 할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정치가 경제에 봉사하길 원합니다.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면 더 이상 쓸데없는 정쟁과
공허한 논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떠나
오직 ‘민생복원’, ‘정치복원’의 길로 갈 것을 촉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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