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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국 최초로 도심 주요시설에 대한 EMP 방호대책 수립

양종열 선임기자 | 기사입력 2023/12/26 [15:26]

서울시, 전국 최초로 도심 주요시설에 대한 EMP 방호대책 수립

양종열 선임기자 | 입력 : 2023/12/26 [15:26]

 

최근 발생한 국가 행정망 장애 사고 및 북핵 EMP 위협 고도화 등으로 인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심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EMP(고출력 전자기파) 방호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10월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의 장시간 중단 사태에서 재난・비상 대책 방안 중 EMP(전자기 펄스) 공격에 대한 방호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서울시 안보시리즈 2탄 「북 EMP 위협과 서울 도시기능 유지방안 안보 포럼」에서도 EMP 방호대책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서울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실행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간 서울시는 EMP와 같은 전자적 침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위협과 디지털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월에는 국립전파연구원과 EMP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대시민 피해 영향도 및 기반시설의 중요도 등을 고려해 주요 기반시설을 선정해왔다.

EMP(Electro Magnetic Pulse・고출력 전자기파)는 인공적으로 발생시키는 강력한 파장이 펄스 형태로 방출되는 전자기파로 수백~수천km 내 전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기, 통신수단, 교통수단, 공장설비 등의 내부회로를 순간 또는 영구적으로 손상시켜 오작동 등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지난 3월부터 주요 기반시설 36개소 중 13개 시설을 대상으로 직접 시설 방문, EMP 설비 활용 실측 등을 통해 시설별 EMP 취약점 분석평가를 진행한 결과, 선별된 13개 시설 모두 핵/비핵 EMP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데이터, 수도 등 서울시 기능 연속성 유지에 필수적인 36개 시설을 주요 기반시설로 선정하고, 시설별로 방호 규격 등급을 Ⅰ~Ⅳ 등급으로 분류했다.


▸Ⅰ등급 : 순간적인 오동작 및 고장이 대규모 피해 양산

▸Ⅱ등급 : 수 분 이내 복구시 대규모 피해/문제없음

▸Ⅲ등급 : 수 시간 이내 복구시 규모 피해/문제없음

▸Ⅳ등급 : 수 일 이내 복구시 규모 피해/문제없음


시설물에 창문과 같은 개구부가 있는 경우 방사성(放射性: 공간을 통한 전자파 공격) EMP에 매우 취약한데, 대부분의 주요기반시설은 창문 구조의 건물에 주요장비실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전도성(傳導性: 선로를 통한 전자파 공격)에도 취약한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접지/본딩 체계(선로의 전압을 낮추는 조치)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MP 방호는 차폐실 구축, 이격거리 확보, 예비품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이 있는데, 이중 차폐실 구축은 가장 완벽한 방호수단이다. 그러나, 모든 주요 기반시설에 차폐실을 구축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져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방호대책으로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는 전기, 통신, 수도, 교통 등 시민들에게 필수적인 기반시설(인프라)을 항상 유지하고 비상시 신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내실 있는 단계적인 대응 로드맵을 수립했다.


먼저, 비핵 EMP에 비해 피해 범위도 넓고 영향력이 큰 핵 EMP의 경우, 서울시뿐 아니라 민・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우선적으로 시 소관 시설에 대한 EMP 방호대책을 단계적으로 수립하고 추후 그 외 기반시설에도 방호대책이 적용될 수 있도록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비핵 EMP는 개별 시설에만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공격을 받더라도 상대적으로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나, 핵 EMP는 서울 상공이 공격받을 경우 피해가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므로 교통, 통신, 원전, 열공급 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한 번에 마비될 수 있는 보다 큰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



또한, 앞선 시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비핵 EMP 공격에 대한 현실성 있는 방호대책을 위해 사전 예방활동과 복원력을 중심으로 한 ▴관리적 ▴물리적 ▴기술적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관리적 방안>은 EMP 관련 정책수립, 경각심 환기, 방호 및 대응교육 등으로 시는 우선 ‘주요기반시설 대상 유형별 EMP 대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각 유관 부서에서는 서울시 재난 현장조치 매뉴얼을 검토하고 EMP 영향이 예상되는 경우, 재난 유형에 따라 해당 매뉴얼 내에 EMP 방호 대책을 제·개정하며, 기관별 자체 세부 대책 마련은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핵/비핵 EMP 개념, 신속 복구 방안 및 예방과 저감 대책, 주요 기반시설 분야별 방호 가이드라인 등이 포함됐다.

<물리적 방안>은 X-ray 검출기 설치 등을 통한 수하물, 차량, 방문자 등의 통제와 함께 각 시설별로 주요 장비실 위치 및 방문자 동선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설치한다. 시는 주요기반시설 다수가 외부인 통제나 수하물 통제에 취약하다고 보고, 단계적으로 접근 출입·장비 통제 등을 2027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기술적 방안>은 차폐랙, 차폐실, 전파진행 경로 환경 차단 등으로 방호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시설의 중요도와 현실성 등을 고려하여 추진한다. 공간 차폐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행정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설비 이중화, 데이터 백업, 예비품 보유 및 비상 복구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 아울러, 선로(케이블)를 통해 오는 EMP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필터를 설치하고, EMP로 인해 발생한 큰 에너지를 빠른 시간 내에 장비실 밖으로 보낼 수 있도록 선로에 EMP필터를 부착하고 접지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도심 주요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전기 등을 공급하고 있는 지원시설에서도 EMP 공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신속 복구 체계를 갖추도록 단계적으로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EMP 공격에 대한 시민 행동요령 및 안전 매뉴얼 마련 등을 유관기관 및 민간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EMP 방호를 위한 선제적 대응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와 함께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초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발생한 국가 행정망 장애 사고 직후 정보시스템 및 통신망 운영 현황을 긴급 점검하고, 장애 예방 및 대응 정책을 신속히 재정비함으로써 서울시 디지털 서비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1월, 시 및 투자·출연기관 정보시스템 및 전산망 담당자를 대상으로 정보시스템 점검 및 장애 대응 교육을 실시한 후, 총 17,598종의 전산장비와 615종의 정보통신망 장비를 특별 점검하여 장애 부품을 교체하고 장애 발생 시 원인 파악을 위해 필요한 로그 생성을 활성화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작년 11월에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장애 사고를 계기로, 현재 구축하여 운영 중인 장애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정보시스템별 장애대응 매뉴얼과 시스템담당자 비상연락망을 재정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북핵 위협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근접한 위험은 EMP 공격을 통해 서울 수도권의 통신, 전력, 이동 등 도시기반을 일시에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우리는 항시 경계해야 한다”며, “이번 비핵화 EMP 대비체계를 점차 핵EMP 대응으로 고도화하면서 시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적극 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종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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