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실시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정지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10월 1일 00시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운용을 재개하고 ’23년 10월에서 ’24년 3월까지 6개월간 차량을 통제했을 때의 교통, 환경, 문화, 상권 등의 영향을 종합 분석하여 ’24년 6월 최종 운영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재개에 따라 연세로는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만 통행이 허용(00~24시)되며, 택시(23~05시)와 사전허가 조업차량(10~11시, 15~16시)은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삼거리까지 이어지는 550m 거리로서 ’14년 1월, 서울시 최초로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되었다. 단순히 통과하는 길에서 나아가 걷고, 쉬고 즐기는 문화거리로 ’14년 시민이 뽑은 서울시 10대 뉴스 중 6위를 차지하는 등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제33조 및 같은법 시행령 제14조에 근거하여 교통수요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시장이 지정 및 운용할 수 있다. 연세로는 ’14년 이전까지 만성적인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좁은 인도에 불법 노점상까지 점유하고 있어 보행자들은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서울시는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고 연세로의 보도폭을 최대 8m까지 넓혔으며 교통약자의 이동을 고려, 차도와 보도의 턱을 제거하여 보행환경을 대폭 개선하였다. 또한 문화와 만남이 있는 공간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여유롭게 걸으면서 구경하고, 자유롭게 찾아와 벤치・광장에 앉아 노래나 공연을 선보이는 등 시민과 함께 머무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연세로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차량의 평균 시속이 10㎞ 미만으로 상습 정체 구역이었던 주변이 대중교통 중심으로 바뀌면서 교통사고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신촌지역을 찾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유동인구의 증가는 신촌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 받았다. 전용지구 지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차량통제로 인한 지역 상인의 우려가 있었으나 서울시는 지역 관계자로 구성된 사업추진위원회를 운영하여▴보행자우선 문화 정착 ▴대기질 등 환경개선 ▴문화․경제 활성화 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소통하여 서울시 최초, 유일의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만들 수 있었다. 시민과 함께 도심 공동화와 침체한 상권을 회복, 서울을 변혁시킨 점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고 보행친화도시, 지속가능한 도시교통 체계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받아 ‘2018년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리콴유 세계도시상’은 2010년부터 2년 단위로 시상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으로,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이바지한 모범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되었다. 스페인 빌바오, 미국 뉴욕 등 유수의 도시가 이 상을 받았으며 서울도 이에 견주는 선도적 도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2018년 이후 인근 상권과의 경쟁 심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권이 악화되어 서대문구와 지역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구했고,이에 시는 지역 상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공감하고 서대문구의 의견을 존중하여 올해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모든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 일종의 정책 실험 기간을 가졌다. 시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전용지구 해제가 보행 환경, 인근 상권 매출, 교통 흐름 등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해 ’23년 9월 전용지구 운용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일시정지 기간동안 당초 우려했던 교통혼잡은 크게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반차량 진입으로 퇴근시간대(19시 전후) 통행속도가 다소 감소하여 정체가 발생하였으며 특히 버스 정시성이 악화되어 대중교통 이용객의 불편을 야기했다. 또한 보행자전용지구로 조성되어 차도와 보도의 턱이 없어 일시정지 후 이면도로에서 연세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보행자간 상충이 발생하여 보행자에게 위험요소가 늘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량과 사람이 부딪히는 것을 막기 위한 구조물이 없는 보행전용거리의 특성상 차량 통행량 증가는 보행자에게 위험 요소로 작용하며 안전사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차량 통행량 증가로 교통정체가 심화된다면 배기가스를 보행자들이 흡입하게 되는 등 보행자의 건강문제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권 측면에서는 서울신용보증재단 공식 통계자료에 의하면 일시정지 기간인 ’23년 1분기 신촌역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하였으나, 유사 대학상권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매출증가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연세로 상권 내에서도 상점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연세로는 서대문구과 상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며, 이 공간의 공동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근 대학 학생들도 보행권을 강조하며 차량 통행을 반대하고 있어 단순히 상권매출 수치만을 고려하여 전용지구를 섣불리 해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상권의 번성과 쇠퇴는 점포의 경쟁력, 상권 특성,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변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할 수 있으며 차량통제로 인해 상권이 쇠퇴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차량 통행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주로 공영주차장이 있는 대형상점, 백화점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차장이 많지 않은 연세로에서 차량 통행이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차량이 통제되고 보행자 중심의 문화공간이 조성된다면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다. 서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17%는 수송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 자동차 이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중교전용지구를 폐지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해 온 서울시의 기조에도 맞지 않으며, 충분한 검증과 시민적 합의 없이 성급히 전용지구를 해제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무책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에 시는 연세로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재개하고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의 각종 추이를 확인한 뒤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24년 6월 전용지구 존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대중교통만 운행되었을 때 신촌역 연세로의 경제적 효용(신용카드 매출자료 등 참고)뿐만 아니라 교통 변화(교통량, 통행속도, 지체율 등), 보행자 안전, 시민 선호도, 환경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분석과정에 시민, 상인, 서대문구 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운영 방향 결정에 반영할 것이다. 시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종 결정 시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은 유지된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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