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나서는 가운데, 서울시가 세계적 수준의 ‘지열에너지 도시 서울’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건물 냉․난방에 278MW 보급되고 있는 지열 에너지를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1,000MW) 수준으로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지열 냉·난방은 땅속의 일정한 온도(평균 15℃)를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으로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현존하는 냉·난방 기술 중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기술’로 인정한 신재생 에너지원이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은 태양광 392MW( 37.3%), 지열 278MW(26.4%), 연료전지 195MW(18.5%), 수열 82MW(7.8%) 등 순이다. 이에 공공부문에서의 지열 보급을 선도하기 위해 가락시장,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5대 권역별 시 주요 거점사업에 지열 설비를 도입하는 등 지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또 높은 초기 투자비, 공사기간 지연 등 지열 냉․난방에 있어 설치·운영상 어려움에 대한 진입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서울형 지열 인센티브’ 제도를 신설해 시범운영하고, 공사계획부터 운영단계까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컨설팅) 그룹을 운영한다. 시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지열 보급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온실가스 발생 비중이 높은 건물 열 공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열에너지를 도심 주요 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 온실가스 발생 비중이 높은 건물 열 공급 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주요 선진국들도 도심 건물의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건물의 화석연료 사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일) 2024년부터 신규 택지개발지역 ▴(영국) 2025년부터 모든 신축건물 ▴(뉴욕주) 2026년부터 7층 이하 신축건물에 대해 가스보일러 설치를 금지한다. 또한, 독일의 경우 연면적 50㎡ 이상 신축건물에 재생열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는 RHO(RHO: Renewable Heat Obligation)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펀드를 조성해 2022년 재생열 프로젝트에 3억5,000만 유로를 지원하는 등 재생 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서울 역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건물 분야가 차지하고 건물 에너지의 56%가 냉・난방에 소요되고 있는 만큼, 화석연료 퇴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날씨에 따라 불규칙하고 도시경관 훼손 등이 문제되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비교해 지열은 천공 깊이와 간격, 적용 공법 등을 최적화하여 단위면적 당 높은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고 설비를 지중화해 도심에서 활용하기 적합하다. 이번에 서울시가 마련한 「지열 보급 활성화 종합계획」은 2030년까지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지열에너지 누적 보급 1GW 목표에 따라 3대 과제·10개 세부 사업으로 추진한다. 3대 과제는 △공공부문 선도적 역할, △민간부문 확산 유도, △보급활성화 기반 확충 등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①지열 랜드마크 건설 ②5대 권역별 지열 선도거점 구축 ③공공부문 지열 의무화 도입 ④지열을 활용한 약자 동행 ⑤서울형 지열 인센티브(혜택) 신설 ⑥제도개선을 통한 보급기반 확충 ⑦기술 개발 지원 및 표준 매뉴얼(지침) 제작 ⑧ 지열 전문 시공단 및 컨설팅(자문) 운영 등이다. < 공공부문 지열 보급 선도…가락시장‧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지열 랜드마크> 먼저, 가락시장은 2030년까지 국내 최대규모(23MW)의 지열 설비를 도입해 건물 냉・난방 90% 이상을 지열로 공급하는 한편, 용산국제업무지구(도심권), 서울아레나(동북권), 가락시장 현대화(동남권), 서울혁신파크(서북권), 공공형 지식산업센터 복합개발사업(서남권) 등 5대 권역별 시 주요 사업에 대규모 지열 설비를 도입해 국내 지열 명소로 조성한다. 가락시장에는 ’27년까지 지열 홍보관을 건립해 지열 냉・난방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 우수사례 등을 소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지열에너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가락시장은 냉‧난방 90% 이상을 지열로 공급하며, 상시 운영시설인 경매장 저장·저온 시설, 중도매인 점포는 냉·난방 100%를 지열로 공급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지열 명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부문에서 지열 보급을 선도하기 위해 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신‧증축, 개축 공공시설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비율(2023년 32%) 중 50% 이상을 지열로 우선 적용하고 건축 기획 단계부터 지열 설비를 시공할 수 있도록 사전검토를 강화한다. 자치구 보조사업에도 지열을 우선 도입해 나갈 방침이다. 화석연료 냉·난방에 비해 에너지 비용을 약 40% 줄일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덜한 지열 에너지를 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냉난방 수요가 많은 기축 시설에도 도입해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복지도 넓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하는 청년주택 등은 지열 냉․난방을 포함한 제로에너지 아파트로 짓고, 공공 의료시설에는 냉․난방 100%를 지열로 공급해 친환경 의료시설로 구축한다. 특히 병원, 식물원, 사회복지시설 등 냉·난방 수요가 많은 건물은 4~5년이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우수한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제도개선, 인센티브(혜택) 등 보급 진입장벽 낮춰 민간부문 참여 유도> 초기 투자비 등 민간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서울형 지열 인센티브(혜택) 제도를 신설해 내년부터 시범운영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민간 건축물에 지열 냉․난방 설비 설치 시 초기 투자 비용의 일부를 서울시가 지원하고, 소규모 지열 설비는 지열 생산량에 비례해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영국은 재생 열에너지 생산에 대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재생열에너지 인센티브 제도’(RHI, Renewable Heat Incentive)를 도입하여 시행 중이다. 아울러, 지열을 포함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균형 있게 보급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심의기준,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등을 개정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 민간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제로에너지건물 보정계수 현실화에 대해서도 소관부서인 국토부에 지속해서 건의할 예정이다. <기술개발, 컨설팅(자문) 지원 등 보급활성화 기반 확충> 지열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2024년부터 연구개발(R&D) 과제 공모를 진행해 연간 3~5건 선정 및 예산을 지원하여 관련 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또한 표준 매뉴얼(지침)을 제작‧배포해 설치 및 운영상 편의를 제공한다. 연구개발(R&D) 주요 과제는 냉매와 토양 간 효율적 열교환을 위한 소재 사용 등 공법개발, 지중과 열교환을 위한 친환경 냉매 사용, 히트펌프 효율 개선 등이다. 내년부터는 공공부문 지열 공사에 전문 시공단을 운영해 천공, 기계설비, 자동제어설비 등 복합공정으로 난이도가 높은 지열 공사의 품질을 확보한다. 또한 공사계획부터 운영단계까지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자문) 그룹을 구성해 설치·운영상 애로사항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항지진 이후 지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사례 발굴, 민간분야와 협업 강화 등 대시민 홍보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이 지열 발전소에 의해 촉발됐다는 정부 조사단 공식 결과 발표에 따라, 지열 냉·난방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였으나, 깊이 4~5km의 지중의 뜨거운 물을 추출하는 지열발전과 달리 지열 냉·난방은 깊이 200~300m의 지열을 통해 열교환을 하는 시스템으로 지진 발생과 전혀 무관하다. 시는 이와 같은 종합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지열 1GW를 보급하게 되면 온실가스 51만8천톤(CO2)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32만3천839대 보급과 상응하는 효과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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