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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샤르자에서 함께하는 청각장애학생 태권도 수업 참관

노영찬 기자 | 기사입력 2022/01/18 [11:40]

김정숙 여사, 샤르자에서 함께하는 청각장애학생 태권도 수업 참관

노영찬 기자 | 입력 : 2022/01/18 [11:40]

김정숙 여사는 1월 17일 UAE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SCHS, Sharjah City for Humanitarian Services)를 방문해 청각 장애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을 참관했다. 샤르자는 UAE의 일곱 개 토후국 중 세 번째로 큰 에미리트이며,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는 1979년 개원한 중동지역 최대의 장애인 지원기구다. 2017년부터 센터 내에 태권도 교실이 열려, 前 UAE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박형문 사범의 지도로 현재 20여 명의 청각 장애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2018년 평창패럴림픽의 홍보와 열띤 응원을 시작으로 장애인 체육에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를 보내온 김정숙 여사의 지난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자리다.

 

오늘 행사에는 복지센터장인 자밀라 모하메드 알 까시미 공주, 아이샤 샤르자 UAE 외교부 국장, 모나 압둘 카림 조기교육센터장과 박형문 태권도 사범 등이 함께했습니다.

 

김정숙 여사는 모하메드 파우지 유수프 조기교육센터 대외국장으로부터 복지센터에 대한 소개를 받고, 복지센터장인 자밀라 공주와 환담을 나누었다. 자밀라 공주는 1983년부터 센터를 운영해 왔고, 2017년부터는 UAE 태권도협회 장애인 위원장을 역임했다.

 

자밀라 공주는 “짧은 일정에도 복지센터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의 인사를 전했고, 김정숙 여사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교육을 통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자밀라 공주는 “8년 전부터 한국과 협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특히 KT와의 협력으로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구축했고,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이 파견되어 음악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숙 여사는 “한국의 기업, 대학과 연계해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 더 감사하고 고맙다”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의 희망과 노력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교육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 후, 김정숙 여사는 자밀라 공주에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오혜리 선수가 직접 사용한 태권도 띠를 선물했다. 선물이 담긴 보자기 매듭이 너무 예뻐서 열고 싶지 않다며 결국 선물을 풀어보지 못한 자밀라 공주는 김정숙 여사에게 그림 한 폭을 선물했다. 여성 발달장애인이 발로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김정숙 여사와 자밀라 공주는 함께 강당으로 이동해 청각 장애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을 참관했다. 흰띠, 노란띠, 파란띠, 색색의 태권도 띠를 매고 있는 스무 명의 아이들이 손을 높이 들어 반짝반짝 인사하며 맞아주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박형문 사범은 “코로나에도 일주일에 2~3회는 꾸준히 수업을 하고 있다”며 “전 선수가 검은띠를 취득하고 데플림픽(국제농아인올림픽대회)에 나가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김정숙 여사는 우선 학생들에게 아랍 수어와 한국 수어로 인사를 건넸다. “앗쌀라무 알라이쿰”의 아랍 수어와 “안녕하세요”의 한국 수어는 언어가 다른 것처럼 수어도 다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데플림픽 경기장에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보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서 가자”고 응원했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응원 구호인 “아리아리”를 한국 수어로 전했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 2019년 10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못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는 것입니다"라고 진심을 담은 수어로 선수들을 응원한 바 있다.

 

이어 아이들이 준비한 열정적인 태권도 수업을 참관한 뒤, 김정숙 여사는 아프라, 압바스 두 친구에게 직접 준비한 태권도 파란띠를 매어줬다. 띠가 생각만큼 예쁘게 잘 안 매어지자, 김정숙 여사는 무릎까지 꿇고 다시 한번 찬찬히 띠를 매어주었다.

 

무존이라는 이름의 여학생은 “예전에는 제가 항상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태권도를 배우면서 강해졌다”고, 모하메드라는 이름의 남학생은 “태권도를 배우기 전에는 뭐든 자신이 없었는데, 태권도를 배우면서 공부도 자신있다”고 수어로 태권도 수업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김정숙 여사는 “수어로 인사를 전하려고 많이 연습했는데 태권도를 집중해서 보느라 다 잊어버렸다”며 난처한 기색을 표했지만,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는 수어 인사를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전했다.

 

아이들과 헤어져 일정을 끝마친 뒤에도 김정숙 여사는 “수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잘 못한 것 같아 속상하다”고 재차 아쉬움을 표했고, 자밀라 공주는 “저는 30년이나 이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수어를 잘 못한다. 그 정도면 정말 잘하신 거다. 여사님의 사랑과 따뜻한 마음은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따뜻한 배웅 인사를 했다.

 

오늘의 청각 장애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 참관은 이번 순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정숙 여사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순방 때마다 빠지지 않고 장애인들을 만나왔다. 싱가포르 이네이블링 빌리지(Enabling village, 장애인 사회통합센터), 프랑스 노트르 에꼴 자폐아 특수학교, 캄보디아 장애인교육평화센터, 핀란드 헬싱키 신아동병원 등 장애인 관련 시설들을 방문했고, 2019년 9월 제74차 유엔 총회 시에는 UNICEF 주최 ‘발달장애인을 위한 보편적 의료보장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장애인의 존엄한 삶을 위한 김정숙 여사의 조용한 행보가 우리 사회를 넘어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응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노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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