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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법무부장관 신년사

최일용 기자팀장 | 기사입력 2023/01/01 [21:07]

2023년 법무부장관 신년사

최일용 기자팀장 | 입력 : 2023/01/01 [21:07]

▲ 법무부

 

법무부 동료 공직자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가 좋은 한 해였기를 바랍니다.

 

올해도 뜻하신 일들이 결실을 맺는 좋은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5월, 저와 여러분은 ‘정의와 상식의 법치’, 그리고 ‘국민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법무행정’이라는 목표를 향한 출발을 함께 했습니다.

 

7개월 남짓,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 덕분에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고위험 아동성범죄자의 재범방지 대책, 국민 눈높이에 맞는 ?스토킹처벌법? 개정 등 사회적 약자를 흉악범죄로부터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습니다.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소년범죄 대응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여 형사미성년자 연령 합리화, 교육?교정?교화 강화를 포함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의도로, 잘못된 절차를 통해, 잘못된 내용으로 만들어져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형사소송법?의 위헌성을 바로잡고자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국민을 범죄로부터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법체계에 맞게 정비했고, 국가의 범죄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증권범죄, 보이스피싱범죄,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을 설치했습니다.

 

현장 교정공무원의 처우 합리화를 통하여 대국민 교정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수용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인혁당 국가배상금 환수 사건, 제주 4?3 재심사건 등 억울한 국민들이 오래도록 고통 받은 사건에 대하여는 진영논리를 초월하여 오로지 상식과 공정의 관점에서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려 고심했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지역특화형 비자, ‘우수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등 비자?국적 제도를 정비하여 농?어촌 등의 인력난 해소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나이 표시를 ‘만 나이’로 통일하고, 미성년자의 빚 대물림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한정승인 제도를 개선하여 국민의 혼란과 불편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부족하지만 작은 성과라도 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법무부 동료 공직자 여러분,

 

최근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어렵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감소, 지방소멸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등으로 인하여 국가의 미래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한 폭력행사, 불법집단행동 등이 반복되는데도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약?보이스피싱?스토킹 등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경제발전과 미래번영을 이끄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올 한 해 법무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동료 여러분께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 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갑시다.

 

작년 우리는 고위험 성범죄자(Sexual Predator)의 출소에 대해 국민들께서 느끼시는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1:1 전자감독, 신속수사팀 운영 등 전자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위험 성범죄자가, 아동시설 등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주거지를 제한하는 미국의 ‘제시카법’을 우리나라 환경과 현실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 쉽게 사회에 복귀할 수 없도록 법정형 하한을 높이는 방안 등 획기적인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입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소아성기호증 성범죄자에 대한 사후적 치료감호 등을 통해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 이웃, 공동체를 파괴하는 마약의 확산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피자 한 판 가격으로 마약을 살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구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젊은 층에서 마약사범이 급증하는 등 마약범죄의 양상이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팀’, ‘다크웹 전담수사팀’ 등을 통해 마약 유통망까지 철저히 근절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단속하고 처벌해야 합니다.

 

나아가 재범방지를 위한 상담?재활치료 지원도 병행하여 하루 빨리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읍시다.

 

여러 번 강조했다시피 지금부터라도 전쟁하듯이 막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꼭 해냅시다.

 

아울러 주가조작, 무자본 M&A 등에 개입하여 경제질서를 어지럽히고, 약한 사람 괴롭히는 조직폭력범죄는 반드시 뿌리 뽑읍시다.

 

우리나라가 조직폭력배들이 백주 대낮에 활보하고, 정치인 뒷배로 기업인 행세를 하면서 국민을 괴롭히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막지 않으면 이런 것들이 일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보이스피싱?스토킹?디지털성범죄 등 국민의 일상을 괴롭히는 민생침해범죄에도 적극 대처하여 사회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범죄피해자 맞춤형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 등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둘째, 미래에 다가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우리의 출입국?이민 관리체계를 새롭게 만들어 갑시다.

10년 뒤에는 이민자들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경제상황 변화로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챙기는 나라가 모든 면에서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바로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출입국?이민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국가 백년대계로서의 출입국?이민정책을 제대로 연구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유연한 출입국?이민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영주권 등 외국인에게 부여되는 권리 또는 혜택도 상호주의 관점에서 냉철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익을 고려하는 비자정책과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의 균형점을 섬세하게 찾아나갑시다.

 

셋째, 반법치행위에 결연하게 대응하여 법질서를 확립합시다.

 

국가경제와 국민 불편을 볼모로 한 불법 집단행동, 산업현장에 만연한 채용강요, 금품갈취, 공사방해 등 이익집단의 조직적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불법적 수단으로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야 합니다.

 

국민들께서도 이제는 그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조직적?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타인의 사생활과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도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다중의 위력을 이용한 온라인 마녀사냥, ‘좌표찍기’를 통한 집단 괴롭힘 등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다양한 방식의 협박 범죄에도 적극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번영을 이끄는 법질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합시다.

 

국가 기본법인 ?민법???상법?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가치와 시대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합시다.

 

국제업무 관련 부서 통합?확대를 통해 국제규범 성안과 도입을 선도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국제법무 역량을 키워 첨예해지고 다양해지는 각종 국제분쟁에도 원활하게 대응해 나갑시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CBT 변호사시험, 소송 과정의 행정서류 제출 간소화 등 법률서비스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여 국민들께서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해관계 충돌로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있는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등 법집행기관들의 이전?배치 문제도 한 걸음 진전시켜 나갑시다.

 

수용시설 의료체계 개선, 외국인 보호시설 인권 강화 등 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인권보호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법무부 동료 공직자 여러분,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해내봅시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여러분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당한 소신을 가지고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2일

 

법무부장관 한 동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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