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에서는 지난 2일(음력 정월 초이튿날) 천연기념물 제320호 주암리 은행나무 앞에서 행단제(杏壇祭)를 거행했다.
녹간마을 은행나무 보존위원회 주최로 열린 행단제는 박정현 부여군수를 비롯해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분향을 시작으로 축을 읽고 소지를 올림으로써 국태민안과 지역 발전을 염원하고 주민의 안녕과 풍년농사를 기원했다.
이번 행사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외부인의 참여를 배제했고, 제향 시에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이행하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주암리 은행나무는 백제 성왕 16년(538)에 사비로 도읍을 옮길 당시 좌평 맹씨(孟氏)가 심었다고 전해져 수령이 약 1500여년으로 추정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영목(靈木)으로 추앙하고 있는데, 이는 전염병이 많던 시절에 은행나무 덕분에 이 마을만큼은 화를 당하지 않았다고 믿는 데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군 관계자는 “국비를 지원받아 마을 주민과 협력해 주암리 은행나무의 생육환경을 돌보며 영양공급과 보수치료에 전념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전통적인 민속 행사를 다른 형태로 계승·발전해 나가는 의미 깊은 행사를 잘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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