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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지하철에서 다치면 돈을 준다  부주의 사고는“치료비 보상 불가”

무리한 뛰어들기 승차?음주 후 넘어짐 등 고객 부주의로 인한 지하철 사고 다발

조봉덕 기자 | 기사입력 2022/03/03 [09:40]

서울교통공사, 지하철에서 다치면 돈을 준다  부주의 사고는“치료비 보상 불가”

무리한 뛰어들기 승차?음주 후 넘어짐 등 고객 부주의로 인한 지하철 사고 다발
조봉덕 기자 | 입력 : 2022/03/03 [09:40]

#. 2017년 9월 20일 70대 A씨는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과 통화를 나누며 3호선 을지로3가역승강장에 도착했다. 열차는 문이 열린 상태로 정차 중이었고, A씨는 잠시 머뭇거리다 뒤늦게 열차를 타려 했으나 결국 타지 못하고 닫히던 문과 부딪혀 뒤로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승무원이 자신이 탑승하는 것을 보면서도 무리하게 문을 닫아 다친 것이라며 공사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A씨의 말과 달리 CCTV를 통해 문이 닫히기 시작한 다음 통화 때문에 앞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탑승하려던 것이 확인되어 결국 자신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였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이용 시 승객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치료비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원칙과 함께, 지하철 이용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 질서 준수임을 알린다.

 

공사는 사상사고처리규정 내 기준에 따라 사고 책임이 공사에 있는지 우선 판단한 후, 책임이 공사에 있을 경우에만 사고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책임이 공사와 사상자 모두에게 있을 경우에는 상호 간 책임비율에 따라 비용을 각각 분담한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지하철에서 다치면 책임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치료비를 지급한다는 소문만을 듣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이 여럿 있어, 공사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승객의 명확한 부주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보상금 지급이 어려움을 안내하고 있는데, 이 경우 각종 상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담당자에게 모욕, 폭언을 가하는 사례도 있었다.

 

# 2018년 8월 31일 80대 B씨는 음주 후 1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 신설동역을 방문하였다 본인 부주의로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사고 후 B씨의 보호자가 공사를 찾아와 보상비를 요구하였고, 공사는 현장 확인 결과 음주 상태였던 본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로 나타났다며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B씨의 보호자는 ‘B씨가 음주 상태였다는 것은 인정하나, 보험에 가입한 것을 알고 있는데 말을 돌리지 말라’ ‘비리 공사가 또 다시 부정한 태도를 보이니 납세자로서 불쾌하다’ 등 근거 없는 내용이 포함된 모욕적 민원을 공사에 수 차례 제기했다. 지리한 논쟁 끝에 CCTV 등으로 B씨의 부주의로 인해 넘어진 것이라는 게 명확히 확인되자, B씨의 보호자는 슬그머니 민원을 취하했다.

 

배상 업무를 담당하는 공사 직원은 “본인 과실이 명백한 사고에 대해 민법 등을 근거로 보상이 어렵다고 답하면 ‘죄값을 받을 거다’ ‘당신이 판사냐’ ‘세금 받고 그렇게 일을 하느냐’ 같은 식의 모욕적 표현이 제일 대하기 난감하다.”라며 “이 외에도 공사 책임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사고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보상액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면 마찬가지로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라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 2019년 7월 22일 1호선 서울역서 열차를 탑승하던 중 끼임 사고로 피해를 입은 C씨는 공사에 1천만 원을 요구했다. 공사는 이에 대해 손해사정사와 협의를 통해 적정한 보상 금액을 결정하겠다고 알렸으나, C씨는 제시된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배상 담당자와 서울역 역장?부역장을 형사고발한 후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담당자 이름을 유서에 쓰고 자살하겠다는 협박, 자택에 방문한 손해사정사에게 흉기를 보여주면서 위협하는 등 비상식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형사고발 건은 무혐의 처리되고, 손해보상액은 적정 수준에서 합의되었으나 다시 마음이 바뀐 C씨가 법원에 항고하는 등 사건 종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각한 경우에는 민원 및 담당 직원에 대한 항의를 넘어 공사에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 부주의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명확했던 사건들이었기에 무혐의 또는 공사 승소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최근 10년 간(2012~2022) 실제 소송이 진행되어 법원이 결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공사 승소율이 94.4%(18건 중 17건)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승소는 원고(사고자)가 피고(공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 대해 공사 배상책임이 0~50% 미만으로 인정된 사례를 의미한다.

대표적 부주의 사고 사례로는 ▲출입문이 닫히는 도중 무리하게 뛰어들어 승차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기 ▲이어폰을 꼽은 채 휴대전화를 보며 열차를 타다 발빠짐 ▲ 음주 상태로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등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짐 등이 있었다.

 

안전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공사는 노후시설 개량뿐 아니라 지하철 탑승 시 발빠짐 주의?무리한 승차 금지 등 등 안내음성 송출, 지하철 안전수칙 준수 홍보 등 사고 위험요소를 줄이고 이용자의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이용 승객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 매년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보상액 지급이 늘어날수록 미래의 보험료가 상승하기에, 승객의 무분별한 사고 보상 청구는 적지만 공사 재정난이 심화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2017년 3월 최판술 서울시의회 의원은 무분별한 보상 청구에 대해 “지하철 역사 내 음주, 자기 부주의 사고를 시민의 세금으로 보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도 개선을 통해 세금을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라는 입장을 방송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서길호 서울교통공사 영업지원처장은 “공사 책임으로 발생한 지하철 사고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사후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고객 부주의 사고는 보상 불가라는 원칙은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라며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 여러분들께는 지하철 10대 안전 수칙을 꼭 지키며 지하철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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