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군이 6.25 한국전쟁 당시 영춘면 곡계굴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 발굴을 추진한다.
28일 군은 희생자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영춘면 상리 6-8일원에서 류한우 군수와 유족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발굴의 시작을 알리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곡계굴 희생자 유해 발굴 개토제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토제는 발굴 과정에 대한 경과보고에 이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재례, 추도사, 시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상리 6-8일대는 2006년 진실화해위원회가 희생자 유해발굴 가능지로 분류한 매장지로 충북도와 군은 사업비 1억2500만 원을 투입해 오는 4월 말까지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을 추진 할 예정이다.
앞서 군은 관련 조례에 따라 공모절차를 거쳐 유해발굴을 실시할 민간 사업자를 최종 선정했다.
곡계굴 사건은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1년 1월 7일, 인민군이 피난민 대열에 위장해 합류할 것을 우려한 미군이 가곡면 향산리 도로를 탱크로 봉쇄하면서 시작됐다.
미군이 피난민들을 통과시키지 않자 다른 지역으로의 피신이 어려운 피난민들은 자구책으로 곡계굴로 피신했고, 이후 1월 20일 미 폭격기의 광범위한 공중폭격에 의해 무고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곡계굴 민간인 학살의 경우 전쟁기간 공문서가 멸실돼 폭격으로 인한 개별 희생자를 확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군이 신청인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확인한 희생자는 167명으로 미연고 희생자를 포함할 경우 300명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곡계굴 사건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민간인 피해의 진상을 조명하고 유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자연재해와 개간활동으로 매장지 유해 보존이 어려워짐에 따라 충북도와 유해 발굴사업 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군 관계자는 “발굴된 유해는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할 예정”이라며,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유해 발굴 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단양군은 미군 폭격이 있던 날(음력 12월 12일)을 기억하기 위해 곡계굴 입구에 위령비를 세우고 2003년부터 매년 합동위령제를 열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제71주기 단양곡계굴 합동위령제’가 영춘면 곡계굴 위령비 광장에서 거행됐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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