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최대 격전지 경북 칠곡군의 한 마을에서 유해가 발굴된 지 13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6·25전쟁 전사자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칠곡군 석적읍 도개2리 주민은 마을을 지키다 전사한 고 홍인섭 하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유족에게 보낼 농산물을 마련하는 등 고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홍인섭 하사는 국군 1사단 11연대 소속으로 다부동 전투에 참전했으나 1950년 8월 도개2리 유학산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모친은 아들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끼니마다 밥을 떠 솥 안에 따뜻하게 보관하다 1999년 별세했다.
2009년 홍 하사의 유해가 발굴됐으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다가 지난 3월 국방부 유전자 정밀 분석을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언론을 통해 홍 하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윤상 도개2리 이장과 주민은 그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추모 현수막을 제작해 마을회관에 내걸고 마을 주민이 직접 재배한 감자, 쌀 등의 농산물을 유족에게 보내기로 했다.
또 홍 하사 유족에게 농산물을 전달하기 위해 칠곡군과 국방부 유해발굴단에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홍 하사 유족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며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6·25전쟁 72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21일 이윤상 이장은 “주민의 작은 정성이 전달되어 고인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며 다시 한번 주민의 의지를 밝혔다.
칠곡군은 국방부 유해발굴단을 통해 홍 하사 유족에게 도개2리 주민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2000년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이 시작된 이후 발굴된 유해 1만2천여 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200여 구에 불과하다” 라며 “호국 영웅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8촌 이내에 유가족은 반드시 시료 채취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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