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부소산성 서문지 발굴조사 본격 추진문화재 훼손과 안전사고 위험 방지 위한 벌목 작업 불가피
부여군은 지난해 이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재)백제역사문화연구원과 함께 부여 부소산성 추정 서문지 발굴조사를 추진한다.
부소산성은 백제시대 축조된 성으로, 세계유산이자 백제왕도 핵심유적의 하나다. 백제 사비 왕성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군은 2020년부터 ‘추정 서문지 일대 성벽 구간’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이 2019년 수립한 ‘백제왕도 핵심유적 부여지역 발굴조사 마스터플랜’에 따른 것으로 2038년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그동안 부소산성에서는 남문지, 북문지, 동문지, 서문지 등 총 4개 문지의 존재가 알려져 왔다.
그런데 그 위치와 실체가 명확히 밝혀진 건 남문지와 동문지 2개 문지뿐이다.
향후 유적 복원정비를 위한 기반 마련에 문지의 정확한 위치와 구조를 체계적으로 밝혀내는 일이 긴요한 것도 이런 사정에서다.
2020~2021년 2년여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백제시대 흙다짐(판축)된 토성벽의 실체와 성벽의 정확한 진행 방향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성벽을 관통하는 석축 지하배수시설 확인 △돌을 이용해 토성벽 하부 기초를 튼튼히 다진 흔적 확인 △가공도가 매우 높은 장대석 다수 노출 등을 통해 백제 성벽 관련 시설물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문지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부여군과 문화재청은 지속적인 서문지 실체 확인을 위해 ‘2022년 부소산성 광장 탐방로 일대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부소산성 광장 탐방로를 중심으로 문지가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단의 판단과 전문가들 다수 의견을 따랐다.
다만, 현재 발굴조사 예정지 일대 주변에 잘 자란 소나무가 식생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부소산성을 찾는 많은 지역주민과 관람객의 사랑을 받는 소나무를 벌목하지 않고도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하지만 매장문화재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군의 판단이다.
굴착작업이 주를 이루는 발굴조사의 특성상 소나무를 그대로 존치한 채 발굴조사를 진행할 경우, 수목이 넘어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조사단과 관람객의 안전뿐 아니라 혹시 모를 문화재 훼손 위험을 방지하고자 조사예정지 내 벌목 작업을 불가피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단,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은 수목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신중하게 벌목을 시행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부소산성은 1980~90년대 발굴조사 이후 정비·복원까지 이르지 못해 관람객들은 성벽 위치나 양상 등을 볼 수 없었다.
왕실의 후원(後苑)이자 유사시 최후의 방어시설로서 고유의 역사성과 정체성이 제대로 인지되지 못하고 있다. 2020년부터 이어져 온 발굴조사와 유적정비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서문지 일대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지속해서 부소산성 일대 발굴조사를 실시해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유적 정비·복원을 진행할 방침”이라며 “지역민의 소중한 쉼터이자 세계유산으로서 소중한 문화재인 부소산성을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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