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음봉면 원남리 시골 마을 소년이 35만 아산시의 수장에 오르기까지의 세월은 노력과 땀, 도전의 연속이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늘 “시골 마을의 가난함이 도전과 용기를 심어줬고, 세상을 헤쳐나가는 지혜를 터득하는 모태가 됐다”고 밝히곤 했다.
책벌레였던 박 시장은 음봉중 재학시절 문교부 주최 자유교양대회에 충남 대표로 참가하면서 ‘고전’에 본격적으로 천착하게 된다.
박 시장의 오늘날 인문학 운동은 학창 시절 그가 얻은 가치를 사회에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2012년부터 행복한 고전읽기 이사장으로 동서양 고전을 특강하고, 토론하는 ‘해피클래식 고전 아카데미’ 등 공개강좌를 수도 없이 개최한 후 고향 아산에 내려와 모교인 온양고와 향교 등지에서 인문학 강의를 통해 “동양고전에서 절제와 효의 덕목을 배우고, 서양 고전에서 자유와 권리를 향유하기 위한 시민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고 설파해 왔다.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 시절 “국민 통합은 여러 주체가 함께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갈등 치유와 해소에 충청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 탄핵 후인 2017년 무너져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세우고 아산발전에 헌신하겠다며 고향에 돌아와 정치에 입문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아산시장 경선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아산 을구에 출마한다.
아산 을구는 KTX 천안아산역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젊은 층과 외지인이 유입돼 보수권에서는 지리멸렬할 수밖에 없는 험지 중의 험지로 꼽혀 왔다. 박 시장은 3만584표(40.28%)를 얻으며 최근 정치권의 유행어인 ‘졌잘싸’하며 낙선했다.
그러나 2020총선을 통해 아산지역 정치권을 장악했던 민주당에 대항할 수 있는 유력 후보로 박 시장이 떠올랐고, 미래정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준 지역 스타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박 시장은 아산 전 지역을 돌며 갈등 해결에 앞장서며 정책전문가로 지역개발과 발전 계획에도 시민들의 요구를 담아냈다.
특히 LH가 추진 중인 108만여 평 규모의 탕정2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 아파트와 산업단지 채워 넣기식 도시개발을 수정해 상업업무지구 중심의 ‘명품 신도시’를 조성하고 아산의 100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며 ‘워터웨이’와 ‘커널웨이’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시장은 최근 업무보고 자리에서 아산시의 계획안이 LH에 의해 반영되지 않는 경우 이에 맞서겠다고 밝히며, ‘명품도시’관철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2022년 8대 지방선거는 박 시장이 그동안 걸어온 현장 정치가 진가를 발휘하는 계기가 됐다.
국민의 힘 경선에 6명의 후보가 출마하고, 컷오프 후 3명이 벌인 최종 경선에서 막판 변수로 등장한 2~3위권 후보의 단일화에도 최종 승리를 거머쥐며 후보로 확정됐다.
박 시장은 경선 후 “절실함이 이겼다. 원팀 구성을 통해 민주당 12년을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8대 아산시장 선거는 12년 동안 아산을 석권해 왔던 민주당 현직 시장과의 대결로, 대부분 ‘패배’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이 상대 후보의 승리를 점쳤고, 심지어 국민의 힘 충남도당에서조차 열세 지역으로 분류해 선거 캠프를 찾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그동안 자신이 준비해온 정책 공약을 전 지역을 돌며 시민들에게 각인시키고, ‘민주당 12년 시정’에 대한 교체를 주장하며, 최종 승리했다.
‘인문학’에 흠뻑 빠졌던 시골 마을 소년이 정치 입문 6년 만에 당당히 35만 아산시장이 되는 순간, 그는 항상 곁을 지켰던 부인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선거 과정은 밝히지 못하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인문학자로서 평소 그가 밝힌, 따듯한 포용과 소통으로 감싸며 1일 당당히 ‘박경귀 호’는 출발한다. 박 시장은 “참여자치로 구현되는 행복 도시 아산을 만들겠다”며 “아산을 새롭게 시민을 신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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