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삼복더위에 시원한 미술관에서 물멍과 불멍을 즐기는 이색 여름여행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옛 광양역 터에 건립된 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 ‘애도 : 상실의 끝에서’가 절찬리에 열리고 있다.
‘애도 : 상실의 끝에서’ 전은 팬데믹, 기후 위기, 전쟁 등으로 현대인의 삶을 관통하는 상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애도의 과정을 추적한다.
관람객은 김수자의 ‘바늘여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루디 삼촌’, 빌 비올라의 ‘트리스탄의 승천’ 등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목도하게 된다.
특히,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빌 비올라의 ‘트리스탄의 승천’과 ‘불의 여인’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차용한 작품으로, 사랑하는 연인의 상실과 부활에 담긴 감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트리스탄의 승천’은 죽음 이후 영혼이 깨어나 우주공간에서 승천하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석판 위에 놓여 있던 남성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로 생명력을 부여받아 떠오르더니 화면 위쪽으로 사라진다.
‘불의 여인’은 죽어가는 남자가 마음의 눈으로 본 이미지를 작품화한 것으로, 불의 장벽 앞에 서 있던 검은 실루엣의 여성이 반사된 자신의 이미지 속으로 첨벙 빠져버리면서 관람객을 충격에 빠뜨린다.
두 작품은 각각 10분 16초, 11분 12초 동안 수직으로 길게 설치된 스크린에 번갈아 투영되면서 관람객들을 물멍, 불멍의 망중한으로 이끌며 좋은 찬사를 얻고 있다.
김성수 관광과장은 “미술관은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난히 답답하고 힘겨운 여름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차원 높은 휴식공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운영되는 야경시티투어 코스에 전남도립미술관 관람이 들어 있어 서울, 수도권 등 타 도시에 계시는 여행자들도 이동 불편 없이 쉽게 관람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핫타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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